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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2026. 10. 1.

[탐구주제추천] 컴퓨터공학·AI·산업공학·경영학 진로라면, 세 권으로 읽는 'AI 이후의 일'

인공지능은 인간의 직업을 없앨까, 인간의 일을 다시 정의할까

이런 학생에게 권합니다

컴퓨터공학, AI, 산업공학, 경영학 쪽을 생각하는 고등학생이라면 한번 깊게 다뤄 볼 만한 주제입니다. 요즘 학부모님들께 AI가 코딩을 다 하게 되면 개발자는 무엇을 하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저도 처음엔 뭐라고 답해야 할지 한참 고민했습니다. 그런데 이 질문을 조금만 다듬어 좋은 탐구 주제로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자녀의 진로를 두고 같은 고민을 하시는 학부모님도 함께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직업이 사라질까, 일이 바뀔까

ILO는 2025년 전 세계 노동자 4명 중 1명이 생성형 AI에 어느 정도 노출되는 직업에 종사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생각보다 큰 숫자입니다. 그런데 보고서가 내린 결론은 4명 중 1명이 일자리를 잃는다는 것이 아닙니다.

ILO는 인간의 개입이 계속 필요해 대부분의 직업에서는 완전한 대체보다 업무의 변화가 더 가능성 높은 결과라고 설명합니다. 노출된다는 말과 대체된다는 말은 다르다는 뜻입니다.

세 권은 서로 다른 관점을 보여줍니다

스튜어트 러셀의 <어떻게 인간과 공존하는 인공지능을 만들 것인가>는 대학에서 쓰는 AI 교과서를 함께 쓴 학자의 책입니다. 러셀은 사람이 정해 준 목표를 기계가 끝까지 밀어붙이는 방식이 위험하다고 봅니다. 목표를 조금만 잘못 줘도 기계는 그 목표를 충실히 따르면서 사람이 원하지 않은 결과를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커피를 가져오라는 명령만 받은 로봇이 전원이 꺼지면 커피를 가져올 수 없으니 전원 스위치를 못 끄게 막을 수도 있다는 예가 대표적입니다. 그래서 기계는 인간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신하지 못한 채, 인간의 행동을 보며 배워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무스타파 술레이만의 <더 커밍 웨이브>는 딥마인드를 공동 창업한 사람이 쓴 책입니다. AI와 합성생물학 같은 기술이 파도처럼 한꺼번에 밀려오고 있고, 이런 기술은 한번 퍼지면 되돌리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책을 관통하는 단어는 '억제'입니다. 기술을 멈출 수 없다면 누가 어떤 규칙으로 관리해야 하는지를 묻습니다. 경영학이나 정책에 관심 있는 학생에게 특히 잘 맞습니다.

<맥스 테그마크의 라이프 3.0>은 물리학자 맥스 테그마크가 쓴 책입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스스로 설계할 수 있는 생명을 '라이프 3.0'이라고 부르고, 그런 기술이 등장한 뒤 인간이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 여러 시나리오로 그려 봅니다. 일자리와 임금을 다룬 부분에는 사람을 상대하는 일인지, 창의성이 필요한 일인지, 예측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하는 일인지를 따져 보라는 조언이 나옵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이 부분을 특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러셀이 AI를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를 묻는다면, 술레이만은 그 기술을 사회가 어떻게 통제할지를 묻고, 테그마크는 그 뒤에 인간이 어떤 역할을 맡을지를 묻습니다. 세 권 모두 두꺼운 편입니다. 한 권을 정해 끝까지 읽고, 나머지 두 권은 필요한 장만 찾아 읽어보세요.

탐구 질문은 이렇게 잡아 보세요

AI가 가져가는 것은 직업 전체일까, 직업 안의 일부 업무일까.

'사라질 직업 10가지' 같은 목록은 인터넷에 이미 많습니다. 그 목록을 옮겨 적는 데서 멈추면 탐구가 되기 어렵습니다. 직업 하나를 골라 그 안의 업무를 잘게 나눠 보세요. 어떤 업무가 자동화되고 어떤 업무에 사람의 판단이 필요한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컴퓨터공학이나 AI 쪽이라면 자동화 기술 자체를, 산업공학이라면 작업의 흐름을 다루면 됩니다. 경영학이라면 사람과 AI가 함께 일하는 조직을 어떻게 설계할지로 질문을 넓혀도 좋습니다.

세특 탐구 주제 예시

· <맥스 테그마크의 라이프 3.0>에 나온 기준으로 학교 도서관 사서나 행정실 선생님의 하루 업무를 나누고, AI가 대신하기 어려운 업무 찾아보기

· 동영상 플랫폼의 추천 알고리즘이 시청 시간을 목표로 삼을 때 생기는 문제를 러셀이 말한 '잘못 정한 목표' 개념으로 분석하기

· 무인 주문기를 들여놓은 동네 매장 두 곳의 직원을 인터뷰해, 주문 업무가 줄어든 뒤 직원이 새로 맡게 된 일 조사하기

인터뷰를 한다면 질문지를 만들기 전에 ILO 보고서의 '노출'과 '대체'를 먼저 구분해 두세요. AI 때문에 일이 줄었는지 묻기보다 하루 업무 가운데 무엇이 달라졌는지 물어야 훨씬 구체적인 답을 들을 수 있습니다. 결과가 '생각보다 별로 안 바뀌었다'로 나와도 괜찮습니다. 왜 바뀌지 않았는지 설명하는 한 문단이 보고서를 더 설득력 있게 만듭니다. 학종에서 눈여겨보는 것도 그럴듯한 예측이 아니라 이렇게 일을 하나씩 나눠 보는 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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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조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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