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환경은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을 어떻게 바꾸고 있을까
이런 학생에게 권합니다
심리학, 교육학, 인지과학,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쪽을 생각하는 고등학생이라면 한번 잡아 볼 만한 주제예요. 상담하다 보면 "책은 읽었는데 세특으로 어떻게 연결해야 할지 모르겠어요"라는 말을 정말 자주 듣습니다. 집중력은 학생들이 매일 겪는 문제라서, 질문을 만들기가 다른 주제보다 쉬운 편이에요. 학부모님도 아이와 같이 읽어 보시면 서로 할 얘기가 꽤 많을 거예요. 폰 사용 시간으로 매번 실랑이하는 집이라면 더 그렇고요.
요즘 아이들, 정말 집중을 못 할까
OECD PISA 2022 결과를 보면, OECD 국가 학생의 30%가 수학 수업 시간에 자신의 디지털 기기 때문에 산만해진다고 답했습니다.
저는 그다음 숫자가 더 눈에 들어왔어요. 다른 친구의 기기 사용 때문에 산만해졌다고 답한 학생은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수학 성취도가 평균 15점 낮았습니다. 내가 폰을 안 봐도 옆자리 친구가 보고 있으면 영향을 받는다는 얘기죠.
그러니 "네가 좀 참아"라는 말로는 잘 안 풀립니다. 많은 학생이 공부할 때 폰을 뒤집어 놓기만 하고 책상 위에서 치우지는 않던데, 그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봐요.
세 권은 서로 다른 관점을 보여줍니다
먼저 니콜라스 카의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인터넷을 오래 쓰면 뇌와 읽기 습관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다룬 책이에요. 긴 글을 끝까지 읽기 힘들다는 학생에게 저는 이 책을 제일 먼저 권합니다.
요한 하리의 <도둑맞은 집중력>은 문제를 개인 탓으로만 보지 않아요. 집중이 안 되는 건 앱과 플랫폼이 원래 그렇게 설계돼 있어서라는 쪽에 더 무게를 둡니다.
칼 뉴포트의 <디지털 미니멀리즘>은 훨씬 실용적이고요. 스마트폰을 끊으라는 얘기가 아니라, 나한테 꼭 필요한 기능만 남기고 쓰자는 책입니다.
세 권을 다 읽지 않아도 돼요. 한 권은 꼼꼼히 읽고, 나머지는 필요한 장만 찾아 읽어도 탐구에는 충분합니다.
탐구 질문은 이렇게 잡아 보세요
개인의 습관과 디지털 환경은 집중력에 각각 어떤 영향을 줄까?
저는 학생들에게 이 질문부터 적어 보라고 해요. 어느 쪽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심리학으로 갈 수도 있고, 교육학이나 미디어 연구로 갈 수도 있거든요.
세특 탐구 주제 예시
· 우리 반 친구들의 하루 스마트폰 사용 시간과 수업 몰입도를 설문으로 조사해 비교하기
· 알림을 끄고 공부한 날과 켜고 공부한 날의 문제 풀이 정답률을 2주 동안 직접 기록해 보기
· 자주 쓰는 앱 하나를 골라 무한 스크롤, 알림, 자동 재생이 사용 시간을 어떻게 늘리는지 분석하기
탐구가 끝나면 두 가지를 메모해 두세요. 어떤 책의 어떤 대목을 읽고 이 질문이 떠올랐는지, 그리고 직접 해 보니 책 내용과 일치했는지 달랐는지요. 결과가 책과 달라도 전혀 문제없어요. 왜 달랐을지 따져 본 내용이 있으면 선생님께서 생기부를 쓰실 때 훨씬 구체적으로 써 주실 수 있습니다. 학종에서 눈여겨보는 것은 책을 읽고 나서 학생이 직접 무엇을 해 봤는지거든요.
입시는세연쌤
대표: 조세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