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 게 없어요." 10월에 자소서를 붙잡고 있는 중3 학생들에게 종종 듣는 말입니다. 그런데 막상 이야기를 나눠 보면 정말 쓸 게 없는 학생은 거의 없습니다. 3년 동안 한 일이 많아서 무엇을 골라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세연쌤은 고입 자소서를 면접에서 보여 줄 서사를 미리 짜 두는 글로 봅니다. 그래서 소재를 고르는 기준도 조금 다릅니다. 지금 자소서를 쓰고 있는 학생과 학부모님께, 무엇을 어떻게 고르면 좋은지 정리했습니다.
모집요강부터 펼쳐 둡니다
소재 이야기에 앞서 한 가지는 꼭 짚고 갑니다. 자소서에 어떤 항목이 있는지, 분량은 얼마인지, 쓰면 안 되는 내용은 무엇인지는 학교마다, 해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지원할 학교의 모집요강을 꼭 확인하고, 그 범위 안에서 소재를 고르세요. 세연쌤이 학생들에게 늘 하는 말이 있습니다. "이건 절대 안 되겠다 싶은 것만 빼고 다 써도 돼. '이거 써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면, 기재 금지 사항만 아니면 써도 돼." 아래 내용은 그 위에서 세연쌤이 쓰는 기준입니다.
한 일 목록보다 오래 붙잡았던 질문을 찾습니다
학생에게 3년 동안 한 일을 다 적어 보라고 하면 보통 열 줄이 넘습니다. 영어 토론 동아리, 독서, 봉사, 교내 프로젝트까지 다양합니다. 이때 세연쌤이 묻는 건 "이 중에 제일 오래 생각했던 게 뭐야?"입니다. 제일 열심히 한 것, 제일 그럴듯해 보이는 것과는 답이 다를 때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사회 시간에 난민 기사를 읽고 '왜 나라마다 난민을 받아들이는 기준이 다를까' 궁금해진 학생이 있다고 해 봅시다. 그 질문 때문에 관련 책을 찾아 읽었고, 영어 기사까지 뒤져 봤고, 동아리 토론 주제로도 올렸다면 이 학생은 여러 활동을 같은 질문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좋은 소재는 활동 하나가 아니라, 질문 하나를 따라 이어진 몇 개의 경험입니다.
고른 경험은 네 칸으로 나눠 적어 봅니다
줄기가 될 질문을 찾았다면 그 안의 경험을 네 칸으로 나눠 봅니다.
· 계기: 언제, 무엇을 보다가 궁금해졌는지
· 한 일: 그래서 실제로 무엇을 찾아보고, 읽고, 해 봤는지
· 달라진 점: 하고 나서 생각이나 행동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 연결: 그 질문을 지원한 학교에서 어떻게 더 이어 가고 싶은지, 진로와는 어떻게 닿는지
네 칸이 다 채워지는 경험이 좋은 소재입니다. 계기만 있고 한 일이 비어 있으면 아직 이야기가 되지 않습니다. 한 일은 많은데 달라진 점이 없으면 활동 보고서처럼 읽힙니다.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칸은 달라진 점입니다. '많이 배웠다'로 넘어가지 말고, 처음 생각과 무엇이 달랐는지를 한 문장으로 적어 보게 합니다.
면접에서 두세 번 더 물어도 답할 수 있는지 봅니다
자소서에 쓴 내용은 면접에서 질문이 되어 돌아옵니다. 소재를 마지막으로 거르는 기준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그래서 지금은 어떻게 생각해?", "반대 의견을 가진 친구에게는 뭐라고 할 거야?" 이렇게 몇 번을 더 파고들어도 학생이 자신의 말로 이어 갈 수 있는지 봅니다.
화려해 보여도 학생이 깊게 이야기하지 못하는 소재는 빼는 쪽을 권합니다. 소박해도 학생이 30분은 신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소재는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 면접 답변에 활용하기 좋습니다. 이야기는 좋은데 막히는 질문이 있다면, 문장을 다듬기 전에 지금이라도 그 부분을 조금 더 찾아보고 채웁니다.
학교와 진로는 마지막에 잇습니다
지원 동기를 먼저 정해 놓고 경험을 거기에 끼워 맞추면 글이 어색해집니다. 경험의 줄기가 먼저 서 있어야 '그래서 이 학교에서 이걸 더 해 보고 싶다'가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앞의 난민 예시라면 여러 언어로 된 자료를 직접 읽어 보고 싶다거나, 다른 나라 친구들과 이 문제를 토론해 보고 싶다는 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학교 홈페이지에서 교육과정과 동아리를 살펴보되, 학생의 질문과 실제로 닿는 것만 골라 씁니다. 학교 소개 자료를 그대로 옮겨 적기보다, 그 안에서 학생이 직접 해 보고 싶은 것 한두 가지를 구체적으로 쓰는 편이 면접에서도 이야기를 이어 가기 좋습니다.
집에서 소재를 같이 찾을 때
학부모님이 소재를 대신 정해 주시기보다 질문을 건네 주시는 편이 좋습니다. "그거 왜 궁금했어?", "그래서 뭘 찾아봤어?", "해 보고 나서 뭐가 달라졌어?" 아이가 이 질문에 막힘없이 풀어놓는 경험이 있다면, 그게 자소서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소재가 정해지면 그다음은 고쳐 쓰는 단계입니다. 세연쌤과 함께 쓰는 자소서는 대부분 4~6번 고쳐 쓰는데, 그 과정은 지난 칼럼 '특목고 자소서, 여러 번 고쳐 쓰면서 무엇이 달라지나'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지금 단계에서는 문장을 잘 쓰는 것보다, 아이가 가장 오래 붙잡았던 질문 하나를 찾는 데 시간을 쓰시길 권합니다.
세연쌤은 중학생들의 특목자사고 입시와 고등학생들의 학종(생기부)을 컨설팅합니다. 고입 자소서 수업에서는 학생이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면접에서도 설명할 수 있도록 준비합니다.
문의는 카카오톡에서 입시는세연쌤 카카오채널을 찾아 남겨 주세요.
입시는세연쌤
대표: 조세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