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수단은 많아졌는데 우리는 왜 더 외로울까
이런 학생에게 권합니다
사회학, 심리학, 사회복지학, 행정학 쪽을 생각하는 고등학생이라면 한번 잡아 볼 만한 주제입니다. 상담하다 보면 단톡방은 열 개가 넘는데 주말에 연락할 친구는 없다는 학생이 꽤 있습니다. 본인은 자신의 성격 탓이라고 말하지만, 제 눈에는 꼭 그렇게만 보이지 않습니다. 학부모님도 아이와 같이 읽어 보시면 나눌 이야기가 많을 겁니다.
외로움은 개인의 감정일까
WHO가 2025년 발표한 사회적 연결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약 6명 중 1명이 외로움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겉으로는 잘 어울리지만 속으로는 혼자라고 느끼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WHO는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을 건강과 교육,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문제로 다루고 있습니다. 이를 혼자 참고 넘길 감정으로 보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세 권은 서로 다른 관점을 보여줍니다
노리나 허츠의 <고립의 시대>는 외로움의 원인을 사회에서 찾는 책입니다. 스마트폰, 비대면 주문, 혼자 일하는 시간이 늘어난 근무 방식 같은 사례가 계속 나옵니다. 요즘 이야기라서 학생들이 가장 쉽게 읽는 편입니다.
로버트 D. 퍼트넘의 <나 홀로 볼링>은 미국 이야기입니다. 볼링 치는 사람은 늘었는데 리그에 들어가 같이 치는 사람은 줄었다는 데서 시작합니다. 동네 모임과 봉사 단체가 사라지면 이웃끼리 믿는 마음도 약해진다는 게 핵심입니다. 책이 꽤 두껍습니다. 저는 사회적 자본을 설명한 장부터 읽어 보라고 합니다.
무라타 사야카의 <편의점 인간>은 소설입니다. 소설을 넣은 이유는 통계로는 안 보이는 고립된 사람의 속마음을 보여 주기 때문입니다. 주인공은 편의점에서 일할 때만 자신이 사회에 속해 있다고 느낍니다. 그런데 주변 사람들은 결혼은 언제 하느냐, 번듯한 직장은 왜 안 구하느냐고 자꾸 묻습니다. 읽다 보면 소속감이 늘 따뜻하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허츠와 퍼트넘이 사회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설명한다면, <편의점 인간>은 그 사회 안에서 한 사람이 어떻게 버티는지를 보여 줍니다. 세 권을 다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한 권을 꼼꼼히 읽고 나머지는 필요한 장만 찾아 읽으면 충분합니다.
탐구 질문은 이렇게 잡아 보세요
외로움을 개인의 성격이나 감정만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이 질문 하나로 시작해서 가족, 지역사회, 도시, 노동환경 가운데 하나를 붙여 보세요. 외로움을 사회 구조와 연결해 분석하면 사회학과 사회복지학의 핵심 질문으로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혼자 사는 노인을 돕는 제도가 궁금해졌다면 행정학 쪽으로 방향을 잡아도 좋습니다.
세특 탐구 주제 예시
· 우리 학년 학생들의 SNS 친구 수와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 수를 설문으로 조사해 비교하기
· <나 홀로 볼링>의 사회적 자본 개념으로 우리 동네 주민센터 모임과 도서관 동아리의 역할을 조사하기
· <편의점 인간> 속 주변 인물들의 말을 모아 '보통의 삶'이라는 기준이 주인공을 어떻게 압박하는지 분석하기
설문을 한다면 문항을 만들 때부터 책을 옆에 두세요. 허츠가 든 사례나 퍼트넘이 말한 사회적 자본을 문항에 녹이면, 책에서 읽은 개념을 실제 조사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결과가 예상과 달라도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온 이유도 검토해 보세요. 학종에서 눈여겨보는 것도 책 제목이 아니라 이런 과정입니다.
입시는세연쌤
대표: 조세연